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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각'돈선필''민메이 어택 리-리-캐스트'2016. 07.14~08.14 돈선필 작가의 개인전 ‘민메이 어택 리-리-캐스트’를 보고 나서 리뷰를 쓰리라 결심했다. 그러나 쉽게 써지지 않는 글을 두고 한참을 고민했다. 단순히 전시의 리뷰를 쓰자니 뭔가가 계속 맘에 걸렸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글을 두 파트로 나누기로 결심했다. 첫 번째 파트는 내가 의구심을 가졌던 질문에 초점을 맞춘다. ‘돈선필’ 작가의 작업을 보면서 ‘재현 불가능한 재현된 것’이라는 문제에 대해 질문하게 되었다. 이 문제를 스스로 설명하지않고서는 섣불리 리뷰를 쓰기가 힘들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 파트는 본격적인 전시 리뷰를 작성하고자 한다. 나는 ‘돈선필’ 작가가 ‘피규어 텍스트’에서 오늘날의 피그말리온이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는지 짚어..
'컬랩스'합정지구2016.06.03-06.25 컬랩스-포르노Collapse-Porno 곳곳에 재난의 포르노가 깔려있다. 특히나 좀비, 핵, 세균, 외계인을 원인으로 하는 ‘아포칼립스’ 서사는 우리에게 매력적인 소재로 다가온다. 파국으로 치닫는 가상의 서사를 탐닉하는 것에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우리는 어쩌면 지금 심리적인 파국을 맞는 자신의 모습을 감추기 위해 외부에서 더 강렬한 파괴된 공간과 세계를 확인하려는 게 아닐까? 수많은 파괴의 위험은 카타르시스를 위한 소재로 간단히 사용된다. 매년 재난영화는 꾸준히 상영되지만, 실제 삶의 재난은 영화처럼 작동하지 않는다. 많은 재난영화는 재난에 대비하는 방법을 보여주지 않는다. 오히려 재난영화는 주인공(선)과 재난(악)이 가정한다. 그리고 재난 속에서 동정심을..
언니모자 평범한 폭력성북예술창작센터 2층갤러리 맺음2016.4.14-4.28 예술이라는 장치 전시 전경 서론‘성’에 관련된 문제에서 이성애자 남성은 주체로 여성은 타자로 등장하는게 흔한 클리셰다. 우리는 이 고질병을 여전히 앓고 있다. 애석하게도 그 고질병은 점점 희석되어가고 있다. 성폭행은 상대를 강제로 제압, 소유하려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폭력과 위계로 유지하는 사회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사회에서 단순한 힘은 은폐된 외연일 뿐이다. 그것은 때로 돈으로, 능력으로, 권력으로 변모한다. 따라서 가해자와 피해자의 분명한 간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디어와 대중에 의해 그들은 다른 양태로 변이된다. 우리는 흔히 가해자에게는 ‘이유’를 묻고, 피해자에게는 ‘행실’을 묻는다. 그것은 법, 도덕, 윤리적인 ..
정희민어제의 파랑사루비아 다방2016.3.2-3.31렌더링 - 회화 서론회화란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을 그려야 하는가? 이런 질문들을 끊임없이 계속되어왔고, 지금도 산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죽음의 위기에 처했던 것이 되돌아오는 부활의 과정은 흥미롭다. 어쩌면 그것은 시뮬라크르로서 실재라는 껍데기만을 가지고 돌아올 수 있다. 회화의 위기란 지금도 계속될 수 있는 것일까? 이미 모든 위협과 살인충동은 ‘저지전략’에 의해 무마되었다. 지금은 모두가 동시에 살아있다. 모든 게 지금 파악될 때 우리의 시간은 소거된다. 회화에 접근하는 태도란 시각적 태도가 어떠한지를 진단하는 것으로도 정의된다. 수없이 많은 이미지의 홍수와 시각적 충돌은 인간의 시각문화에서 수용방식을 바꿨다. 변경된 태도는 ‘레이어’나 ‘렌더링’..
‘문장’과 ‘놀이’이미지를 엮는 두 방식 ‘노기훈’- ‘김진선’ - 우리의 도시는 수 없이 많은 ‘이동’이 일어나는 장소다. 포장된 도로를 달리는 차들, 레일 위를 지나는 전철들, 하늘을 떠 다니는 비행기 등 이런 교통수단은 점점 인간이 자신의 영역을 확장하고, 활동반경을 넓히는데 기여한다. 이 중에서 전철 혹은 철도는 운행시간과 경로가 정해져있다. 전철에서는 수 많은 인간군상들을 관찰 할 수 있다. 어쩌면 모두가 그냥 한 ‘인간’으로 치환되는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전철을 통해 우리가 인식하는 것들은 그리 간단한 것만은 아니다. 전철은 많은 인간들의 ‘삶’이 복잡하게 뭍어있어서 흥미롭기도 하다. 그래서 일까 우연히 1호선과 2호선을 소재로한 두 개인전이 있었다. 한 명은 이라는 전시제목으로 전시한..
박정원 슬픈 몸 플레이스막 2016_02.12 - 02. 28팔루스적 시선에 걸린 여체 언어->시선의 고리에서 생각은 어느순간 은폐되는데, 관습, 편견, 금기는 그것의 오류를 생각할 여지를 남기지 않는다. 이 글의 근본적 질문인 여성에 대한 편견으로 되돌아오자. 여성에 대한 시선, 언어, 사고들은 생물학적이고, 본질적인 측면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난 것이 아니다. 언어의 인공성만큼 쓰여지는 말들-여자의 적은 여자, 여자는 질투가 많다, 히스테리-은 개별자의 행동을 전체여성에게 뒤집어 씌우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전체여성에 부과된 이미지는 각 여성을 학습시키고, 심지어 그렇게 행동하도록 만든다. 우리는 여성성을 구속하는 행동들이 다시 남성에게 향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이때 어떤 남성들은 팔루스적 시선을 ..
김희천랠리Wall Rally Drill커먼센터2015. 12.17~2016.1.24 투명한 불투명성Transparent opacity 찬 바람이 피부에 닿을 때 느끼는 마조히즘적인 감각은 무엇일까? 뜬금없는 이 질문은 폐허 같은 '커먼센터'에서 '김희천' 작가의 개인전 '랠리'를 관람하면서 첫 번째로 들었던 생각이다. 전시 공간은 궤도를 알 수 없는 길로 구획되어있고, 창문을 모두 뜯어내 안과 밖의 투명한 경계를 소거했다. 사라진 창문의 틈 사이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 때문에 전시 관람은 불편하다. 이 불편함은 한 장소에 너무 빠져들지 않은 채 관람자가 전시장을 계속 떠돌게 한다. 감각에 대해 의문을 느끼며 찬 바람에 떠밀리다가 문득 창문이 있던 빈 허공을 바라보며 '투명성'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투..
기념비 조각의 낭떠러지 2015년 한국에서는 두 가지 ‘기념비 조각’이 제작되었다. 하나는 세계인과 공유된 경험을 상징하는 ‘손’이었고, 다른 하나는 분단국가의 특수상황이 자아낸 비극을 상징하는 ‘발’이었다. 두 기념물은 각각 희극과 비극의 사건을 기록하는 구체물로 기획되었다. 그러나 ‘기념비 조각’은 자신의 의도를 달성하지 못하고, 위계적 권력을 정당화 하는데 기여했다. 제작주체들은 ‘기념비 조각’에 담긴 의미를 예술로서 정당화하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 예술의 낭떠러지로 밀려난다. 이 글에서 나는 두 ‘기념비 조각’들이 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지 밝히고자 한다. 혹자는 기념물의 목적에만 의거해 이 비판이 신경질적 반응이라고 일축할 수 있다. 노파심에 말하자면 ‘기념비 조각’이라는 용어 자체가 북..
박광수검은바람, 모닥불 그리고 북소리신한갤러리 광화문2015.11.17~2015.12.28 인코딩된 실재 드로잉은 자유분방하거나 쾌활해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림을 업으로 하지 않아도 언제나 무의미한 끄적임들은 이루어진다. 하지만 이런 낙서들은 쉽게 파기된다. 우리는 세계를 굳건한 진리로 구성된다고 믿기때문에 불안정한 그림들은 쉽게 버려진다. 드로잉역시 회화를 구성하기 위한 기초단계 즉, 스케치로서 받아들여져왔다. 하지만 지금의 드로잉은 매체 특유의 빠른 적응력덕분에 많은 작가들이 선택하고있다. 신한 갤러리 광화문에서 열린 ‘박광수’작가의 개인전 ‘검은바람, 모닥불 그리고 북소리’에서도 드로잉을 기초로한 작업들을 볼 수 있었다. ‘박광수’작가의 드로잉은 세계를 인식하고 재배열하려는 전략으로 생각된다. 전시..
이미지 공유지로서의 신생공간 ‘노드’ 혹은 ‘대안공간 2.0’ 나는 ‘파생공간n 젊은이들의 염원’이라는 글을 통해 신생공간을 ‘파생공간’으로 정의하고자했다. 당시의 나는 기존 제도권 밖(안?)에 생겨난 신생 미술계를 부족한 글솜씨로나마 맥락화하려고 시도했다. 이어서 이들의 세부적인 역학구조를 파악하는 것이 필요했다. 이들의 활동영역은 인터넷 체계의 모습과 닮아있다. 내 SNS의 타임라인에는 전시 소식들이 넘쳐난다. 특히나 ‘신생공간’의 전시와 행사가 많은 공간을 차지한다. 기존 매체에서 홍보되기 어려운 자생적 기획 자체가 ‘웹’ 시스템에 적응해가고 있다. 그렇다면 인터넷 용어를 사용해서 이들을 설명해볼 수 있을테다. 이 글은 ‘데이비드 조슬릿’이 ‘라운드 테이블’에 기고한 ‘개념미술2.0’에서 사용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