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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토 미술관엘름그린&드라그셋천 개의 플라토 공항2015. 7.23 - 10. 18 불만의 욕망을 채우지 않는 무기력한 이미지 우리는 익숙한 것들에 숨은 모순을 쉽게 지나친다. 공간, 제도, 관습 안에 내재한 이 모순들은 극명하게 드러나는 순간이 있음에도 다른 어떤 이유로 덮어진다. 그렇게 사회적으로 무시되는 모순점들은 예술의 주요 공격대상이다. 몇몇 예술은 모순과 부조리를 미적으로 낚아 올린 후 그것을 보는 이들에게 계몽을 시도한다. 그러나 과거에는 이런 행위에 다소 효과가 있었을지 몰라도 지금은 무의미한 행동이 돼버렸다. 결과적으로 계몽은 무한히 반복되는 실수들로 치환되고 지속하는 오류들에 사람들은 점점 무기력해진다. 그래서 이제는 ‘부조리’에 ‘무기력’이 수반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
모더니티의 다섯 얼굴 읽는 중 미적 모더니티는 속물 근성으로 표상된 근대 사회의 모더니티에 대항하는 체계들을 만들어 왔다. 포스트 모더니즘에 와서는 미적 모더니티와 사회의 모더니티는 서로 붕괴되어 섞여버린거 같다. 일정한 협약 혹은 합의 없이 섞인 '카오스'상태의 포스트 모더니즘 세계는 모든 가치가 인정받는 다원주의의 가치가 부각되었다. 그런데 요즘 보면 이 다원주의의 장점과 동시에 포스트 모더니즘 정초의 단계에서 가려진 단점들이 하나둘 떠오른다. 역시나 너무 급진적인 그러나 혁명은 없었던 해체로서의 포스트모더니즘은 문제점을 수반하는 것 같다. 이를 잘 봉합하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야 하는게 아닐까? 한국은 서구의 기독교적 세계관에서 비롯된(비록 모더니티 자체는 그 종교적 기저..
리뷰란 다시 보는 활동이다. 굳이 무언가를 다시 들춰보는 것이 이루어질까? 하나의 사건, 사실, 물질, 관념, 문화 등과 같은 것들을 처음 접하게 되었을때의 생생한 경험과 '리뷰'는 다르다. 리뷰는 그 생생한 경험을 발효시킨다. 부가적으로 다른 생각들이 들러붙는다. 계속해서 머리를 굴리고 굴려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한다. 생각해보면 예전의 리뷰는 단지 감상평에 지나지 않았다. 요즘의 리뷰쓰기는 너무나 어렵다. 감상평이 아닌 숙성된 인식을 서술하기에는 아직 많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는 '복습'을 중요시 한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는 다시보기보다. 미리보는 것에 혈안되어있다. 모든 영상, 이미지, 텍스트들은 '미리' 제공된다. 이렇게 미리 제공되어..
n 젊은이들의 염원n The desire of young people 미술계는 계속해서 굴러간다. 국립현대미술관의 관장자리는 유보되고, 시립미술관은 지드래곤과의 혐업전시로 많은 이야기들(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을 만들어내고, 유수의 갤러리와 미술관에서는 기획적, 개인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거대한 흐름은 미술잡지나 미술정보웹사이트에 의해 전달된다. 그런데 이런 메인스트림 밖에 어떤 ‘염원’들이 꿈틀대고 있다. 그것은 바로 서울시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신생공간’이다. 신생공간 중 하나인 ‘교역소’에서 이루어진 과 과 같은 행사에서 신생공간을 운영하는 운영자 및 젊은 예술가들은 자기들의 의견을 한데 모으고 자신들만의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이 공간들과 사람들은 서울시 각 지역에 산발적으로 퍼져있다. 신생..
김정은oci 미술관self; mapping이동의 기억, 기억의 이동 육화된 기억의 흔적 현대미술에서는 매체특정적인것 보다도 작가의 관심이 우선되고 그 다음에 매체가 부합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나 젊은 작가들은 자기의 흥미를 끄는 주제를 다양한 매체로 표현한다. 이번에 oci미술관의 young creatives로 선정되어 개인전을 진행중인 '김정은'작가 역시 다양한 매체를 본인의 관심하에 합치시킨다. '김정은' 작가의 관심은 바로 '지도'다. 그녀는 자기 주변을 기록하는 행위의 요체로 지도를 종이, 에폭시와 같은 다양한 재료를 통해 평면과 입체를 아울러 제시한다. 나는 '김정은' 작가가 본인의 기억과 감정을 지도요소들로 세분화해 코드화시키고 다시 지도로 합친다고 보았다. , 트레이싱지 A4 인쇄물 6권, ..
결코 끝나지 않을 교역소 2015. 6. 13(토) ~ 14(일) 6월 13일 토요일 4시경 서울시 중구 봉우재로 103번지 건물 옥상에서는 분주한 움직임이 일었다. 그들은 13일부터 14일까지 장장 13시간의 행사를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공간의 이름은 ‘교역소’였다. 다소 낯설게 느껴질 사람도 있을 거라고 생각된다. 이 공간은 무료로 임대해 행사를 진행해 오고 있다. 지난 2014년 12월에는 라는 이번 행사의 시퀄격 행사가 진행되었다. 아쉽게도 필자는 지난번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기에 생생한 비교의 감정을 전달할 수 없음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어찌 되었든 이번 행사의 제목은 이다. 사실 이 제목은 크게 와 닿지 않았다. 영어 제목으로 바꿔볼 때 그 의미가 한층 더 다가온다. 영어 제목은 바로..
예술의 자율성은 이미 해체되었다. 예술을 위한 예술이라는 모더니즘의 주장은 패배하고 포스트 모더니즘의 모든게 예술, 모두가 예술가라는 정신이 들어섰다. 하지만 예술의 비자율성을 논하기 위해서 우리는 '예술'자체에 집중하지 않으면 안된다. 자율성의 논리가 예술이외의 것과의 연결고리를 끊고 자신들의 논의로만 행해졌다면. 비자율성의 논리는 모든 연결고리를 연결하는 것으로 쉽게 결정지어버리기 쉽다. 하지만 문제는 모든 것을 연결하는 것이 아닌 예술 내부에 존재하는 연결고리를 끄집어내는 일이다. 적합한 담론과 작품을 합치시키는 일이다. 만약 그런 합치과정 없이 모든 것을 결합하고 이어버린다면 아무것도 아닌 혼돈으로 예술은 귀결되고, 결과론적으로 그것이 무엇과의 관계도 잇지 않았던 때와 다를바없이..
임진세 막다른 곳 합정지구 2015. 3.27-4.19 미완의 붓질과 소외된 풍경 도시풍경은 익숙한 듯 생경한 순간이 가득하다. 작품으로 눈에 비추어진 세부적인 요소들이 들춰지는 순간에는 낯설음에 흠뻑 젖는다. 작가 ‘임진세’의 도시풍경 역시 어디선가 보았다고 생각이 들지만 낯설고 기이한 화면을 보여준다. 그녀는 이번이 세 번째 개인전이라고 한다. 합정역에 새로 개관한 ‘합정지구’에서 열린 전시의 제목은 ‘막다른 곳’이다. 임진세 작가는 동시대미술에서 ‘도시풍경화’라고 이름 지을 수 있는 영역에 기여하고 있다. 도시풍경화는 근대이후 우후죽순으로 개발된 도시의 모습을 비판적으로 혹은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역할을 해왔다. ‘임진세’작가의 작업은 웅장한 도시의 풍경이 아닌 주변부의 모습을 담는다. 골목이나 도로..
인사미술공간'아무도 모른다''Nothing we could know'2015, 2.6 - 3.8정보과잉 시대의 '괴담' 이미지 요즘처럼 소문만 무성한 시대가 또 있을까? 국제사회, 정보사회는 우리가 지난 시절 경험하지 못한 것을 이루어줄 것으로 기대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실체적 사건들을 경험하기보다 오히려 SNS, 언론 보도, 웹상의 산재하는 익명의 텍스트, 미디어의 과잉정보에 빠져 흉흉한 소문들만 접하게 되었다. 정보는 더는 사실에 입각한 정보윤리가 작동하지 않은 채 오로지 정치적이고, 개인적인 요구로 소비된다. 이런 사회는 건강한가? 피폐한 현대적 삶은 유토피아를 쫓지 않고 현실의 사건들을 소비할 뿐이다. 우리는 기실 올바른 정보 소비를 하고 있지 않다. 이런 정보 과잉의 행태는 구체적으로 보이는 이..
'고초옥' 코드화 된 기억 1월 29일 세운상가에 있는 '300/20'에서 '시간'을 구매했다. '시간'을 구매한다니 참으로 생경한 일이다. 내가 구매한 시간은 '고초옥' 작가의 라는 작품이다. 나는 작품의 총 시간 120분 중 10분을 소장하게 되었다. 이제 나는 글로 내가 구매한 10분이 어떻게 생각되는지 쓰려한다. '선착순'으로 12명에게 한정된 시간 에디션을 판매했기 때문에 나는 일찍 도착해서 기다렸다. 다소 어색한 공간에서 나는 첫 시간 구매자가 되었다. '10분'을 구매한다는 보증서와 함께 작가의 10분은 나에게 귀속되었다. 약간의 시간이 지난 후 8시 30분이 되어 입장을 하게 되었다. 안내인을 따라서 '대기석'이 있는 공간에 들어서게 되었다. 음산한 분위기의 대기공간은 나를 초조하고 긴장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