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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291이미지-사이2015. 8.5-9.5 무매개적으로 관계맺는 미술의 이미저리 2015년 이 글을 쓰는 지금 시점에서 우리는 도처에 만연한 이미지들에 둘러쌓여있다. 이런 이미지들은 과거와 달리 벌거벗은채 자기를 감추지도 않는다. 이미지는 반복/증식되어서 계속 나타나기 때문에 변별적으로 이미지의 도해를 달성하는 것은 어려워보인다. 가상에 대한 보드리야르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우리세계는 점점 비-현실에서 지각되는 초월적 이미지를 달성하기 위한 기술발전에 힘쓴다. 우리를 현혹하고 중독시키는 이미지들을 경계할지, 받아들일 것인지는 모호해보인다. ‘지금’의 판단기준에서 ‘미래’를 가늠하는 것은 어려운일이기 때문에 함부로 단언할순 없다. 그렇다면 적어도 이미지 세상에서 사는 우리가 이미지의 원천이었다가 그것을 배..

홍철기맹지 No man’s Land합정지구 6.19-7.12 유리와조경사진사진위주 류가헌 8.18-8.30 도시식물에 교차되는 두 개의 시선이 벗겨내는 ‘욕망’ 사진을 비롯한 미술 매체에선 많은 경우 공통적인 주제나 대상을 선택하는 경우가 생기기 마련이다. 오늘 이야기하려 하는 두 작가의 시선도 공통적인 대상으로 향한다. 우연찮게 2개월 차이로 두고 ‘홍철기’작가와 ‘유리와’작가는 개인전을 열었다. 그리고 두 작가가 촬영한 대상은 도심 속 식물이었다. 얼핏 두 작가의 사진은 같은 작가가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재미있게도 같은 대상에서 풍기는 분위기는 교집합이면서도 분명히 다른 것이었다. 그들의 사진은 조경된 식물을 찍는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되새기게 한다. 조경이라는 행위는 도시 속에 자연을..

정덕현합정지구2015.8.14 - 9.5 역사는 더 나쁘게 과거를 반복한다. 노동하는 ‘나’를 자각시키는 ‘송곳’같은 이미지 노동한다는 것 그리고 노동자라는 것은 무엇일까? 여러가지로 노동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있겠지만 ‘노동’은 인간삶의 구체적 활동이기도 하다. 모든 인간은 크던 작던 노동한다.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에서는 고소득에 육체적일이 아닌 것을 노동이 아닌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자본의 고귀한 빛에 둘러싸여 ‘노동’의 차원에서 벗어난 환각적인 것이 된다. 힘든일만이 노동이 되어버린다. 모든이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애석하게도 예술 또한 비노동으로 취급되는 경향이 있다. 이런 현상은 대중의 입장에서 시장에의해 선택된 ‘비싼’작품이 주는 거리감때문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사람들은 비단..

플라토 미술관엘름그린&드라그셋천 개의 플라토 공항2015. 7.23 - 10. 18 불만의 욕망을 채우지 않는 무기력한 이미지 우리는 익숙한 것들에 숨은 모순을 쉽게 지나친다. 공간, 제도, 관습 안에 내재한 이 모순들은 극명하게 드러나는 순간이 있음에도 다른 어떤 이유로 덮어진다. 그렇게 사회적으로 무시되는 모순점들은 예술의 주요 공격대상이다. 몇몇 예술은 모순과 부조리를 미적으로 낚아 올린 후 그것을 보는 이들에게 계몽을 시도한다. 그러나 과거에는 이런 행위에 다소 효과가 있었을지 몰라도 지금은 무의미한 행동이 돼버렸다. 결과적으로 계몽은 무한히 반복되는 실수들로 치환되고 지속하는 오류들에 사람들은 점점 무기력해진다. 그래서 이제는 ‘부조리’에 ‘무기력’이 수반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

김정은oci 미술관self; mapping이동의 기억, 기억의 이동 육화된 기억의 흔적 현대미술에서는 매체특정적인것 보다도 작가의 관심이 우선되고 그 다음에 매체가 부합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나 젊은 작가들은 자기의 흥미를 끄는 주제를 다양한 매체로 표현한다. 이번에 oci미술관의 young creatives로 선정되어 개인전을 진행중인 '김정은'작가 역시 다양한 매체를 본인의 관심하에 합치시킨다. '김정은' 작가의 관심은 바로 '지도'다. 그녀는 자기 주변을 기록하는 행위의 요체로 지도를 종이, 에폭시와 같은 다양한 재료를 통해 평면과 입체를 아울러 제시한다. 나는 '김정은' 작가가 본인의 기억과 감정을 지도요소들로 세분화해 코드화시키고 다시 지도로 합친다고 보았다. , 트레이싱지 A4 인쇄물 6권, ..

결코 끝나지 않을 교역소 2015. 6. 13(토) ~ 14(일) 6월 13일 토요일 4시경 서울시 중구 봉우재로 103번지 건물 옥상에서는 분주한 움직임이 일었다. 그들은 13일부터 14일까지 장장 13시간의 행사를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 공간의 이름은 ‘교역소’였다. 다소 낯설게 느껴질 사람도 있을 거라고 생각된다. 이 공간은 무료로 임대해 행사를 진행해 오고 있다. 지난 2014년 12월에는 라는 이번 행사의 시퀄격 행사가 진행되었다. 아쉽게도 필자는 지난번 행사에 참석하지 못했기에 생생한 비교의 감정을 전달할 수 없음을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어찌 되었든 이번 행사의 제목은 이다. 사실 이 제목은 크게 와 닿지 않았다. 영어 제목으로 바꿔볼 때 그 의미가 한층 더 다가온다. 영어 제목은 바로..

임진세 막다른 곳 합정지구 2015. 3.27-4.19 미완의 붓질과 소외된 풍경 도시풍경은 익숙한 듯 생경한 순간이 가득하다. 작품으로 눈에 비추어진 세부적인 요소들이 들춰지는 순간에는 낯설음에 흠뻑 젖는다. 작가 ‘임진세’의 도시풍경 역시 어디선가 보았다고 생각이 들지만 낯설고 기이한 화면을 보여준다. 그녀는 이번이 세 번째 개인전이라고 한다. 합정역에 새로 개관한 ‘합정지구’에서 열린 전시의 제목은 ‘막다른 곳’이다. 임진세 작가는 동시대미술에서 ‘도시풍경화’라고 이름 지을 수 있는 영역에 기여하고 있다. 도시풍경화는 근대이후 우후죽순으로 개발된 도시의 모습을 비판적으로 혹은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역할을 해왔다. ‘임진세’작가의 작업은 웅장한 도시의 풍경이 아닌 주변부의 모습을 담는다. 골목이나 도로..

인사미술공간'아무도 모른다''Nothing we could know'2015, 2.6 - 3.8정보과잉 시대의 '괴담' 이미지 요즘처럼 소문만 무성한 시대가 또 있을까? 국제사회, 정보사회는 우리가 지난 시절 경험하지 못한 것을 이루어줄 것으로 기대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실체적 사건들을 경험하기보다 오히려 SNS, 언론 보도, 웹상의 산재하는 익명의 텍스트, 미디어의 과잉정보에 빠져 흉흉한 소문들만 접하게 되었다. 정보는 더는 사실에 입각한 정보윤리가 작동하지 않은 채 오로지 정치적이고, 개인적인 요구로 소비된다. 이런 사회는 건강한가? 피폐한 현대적 삶은 유토피아를 쫓지 않고 현실의 사건들을 소비할 뿐이다. 우리는 기실 올바른 정보 소비를 하고 있지 않다. 이런 정보 과잉의 행태는 구체적으로 보이는 이..

'고초옥' 코드화 된 기억 1월 29일 세운상가에 있는 '300/20'에서 '시간'을 구매했다. '시간'을 구매한다니 참으로 생경한 일이다. 내가 구매한 시간은 '고초옥' 작가의 라는 작품이다. 나는 작품의 총 시간 120분 중 10분을 소장하게 되었다. 이제 나는 글로 내가 구매한 10분이 어떻게 생각되는지 쓰려한다. '선착순'으로 12명에게 한정된 시간 에디션을 판매했기 때문에 나는 일찍 도착해서 기다렸다. 다소 어색한 공간에서 나는 첫 시간 구매자가 되었다. '10분'을 구매한다는 보증서와 함께 작가의 10분은 나에게 귀속되었다. 약간의 시간이 지난 후 8시 30분이 되어 입장을 하게 되었다. 안내인을 따라서 '대기석'이 있는 공간에 들어서게 되었다. 음산한 분위기의 대기공간은 나를 초조하고 긴장되..

흩어진 것들을 모으다귀신, 간첩, 할머니미디어 시티 서울 20142014 9.2 ~ 11.23 이번 미디어 시티 서울 2014의 ‘귀신’과 ‘간첩’ 그리고 ‘할머니’라는 주제는 나에게 어느하나도 친숙하지 않은 것들이었다. 나는 ‘귀신’을 미디어로 또 이미지로만 접할 수 있었다. 귀신을 상상해보아도 그것이 어떤 것일지 좀처럼 쉽게 생각되지는 않는다. 우리를 위험에 빠드릴 것만 같은 ‘귀鬼’보다는 영적인 존재 그 자체만 떠오르게 된다. 또 ‘간첩’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간첩이라는 것을 나는 직접적으로 보거나 듣거나 할 수 없는 세대이다. 그 만큼 간첩이라는 것은 오히려 판타지속에만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또 나에게 ‘할머니’에 대한 추억은 많지 않다. 기억나는 일이 하나도 없을만큼 할머니는 내 삶에서 ..